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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프롤로그] 다시 쓰는 역사 - 경기도 광역 2층 버스 시범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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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역사

 

 

 ●1991년, 서울특별시는 시내버스 운영에 있어 '2층 버스 도입'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를 합니다.

꽉 차다 못해 터져나가기까지 하는 시내버스의 혼잡도를 완화하고자​ 2층 버스를 도입한 것이었지요.

​당시 도입되었던 차량이 수용할 수 있는 승객은 총 120명.

많이 태우는 만큼 당장의 혼잡도를 어느정도 줄여주는 효과는 있었습니다만, 서울의 도로 체계와 높은 차체의 2층 버스는 서로 궁합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도로 교통이 중심축을 이루는 만큼 차량 통행량이 많은 것은 당연지사, 원체 2층 버스를 만들지도 않을 뿐더러 다니지도 않았던고로 표지판이나 교각 등 각종 도로 구조물들의 높이가 전체적으로 낮게 설치되어있어 2층 버스 운행 여건이 열악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시대가 지난 지금 역시도 시민들, 행정관들 모두가 "아슬아슬하다."며 공감하고 있는 부분들 입니다.

​또한 당시 일반버스 요금에 비해 비쌌던 요금도 '소비자'로 볼 수 있는 이용 승객들의 등을 돌리게끔 만든 요인이었기도 하고요.

이러한 이유로 결국 시내버스로 운행중이던 2층 버스는 서울대공원과 어린이대공원으로 각각 보내져 입장객 이동용 셔틀버스로 운용 목적이 변경되어지기에 이르고, 그렇게 1990년대 초반의 2층 시내버스 운행은 한낱 헤프닝으로 막을 내립니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14년,

2층 버스는 다시금 '시내버스'라는 신분으로 대한민국의 도로 위를 달리며 새로운 역사를 씁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경기도와 서울을 잇는 노선에 2층 버스가 투입되었는데요, 1991년 당시에는 과천을 출발, 사당역, 고속터미널, 반포대교, 이태원, 서울시청을 잇는, 더 자세히 말하자면 지금의 우신버스 540번과 도선여객 406번을 합쳐놓은 노선 구조의 형태로 운행되어졌다면,

이번 2014년에는 운행 범위와 노선의 폭이 넓어지고 다양해져서

수원역을 출발, 북수원과 의왕-과천간 고속화도로(309번 지방도), 과천입구(관문사거리)를 지나 사당역까지 연결되는 경진여객 7770번,

김포시 한강신도시를 출발, 장기동, 올림픽대로를 거쳐 신촌, 서울역을 잇는 김포운수 M6117번,

포천시 내촌면을 출발, 남양주시 경복대학교, 진접읍,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강변북로를 거쳐 잠실역까지 이어지는 경기버스 8012번,

이렇게 세 개의 중장거리 광역좌석버스 노선이 2층 버스가 순회하며 시범 운행하게 될 대상으로 선정됩니다.

 

 

 

구구절절 사연 많은 광역좌석버스

 

 

 ●이번 2층 버스 시범 운행의 목적은 '광역좌석버스 혼잡율 완화'에 있습니다.

지난 7월 16일에 시행되었다가 빗발치는 항의로 무산되어버리다 싶이 한 광역좌석버스 입석 금지 정책의 대안으로써 시범 삼아 도입해온 것 이지요.

사실 고속화도로/고속도로 경유 광역좌석버스의 입석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수도권 최초의 광역좌석버스인 KD운송그룹 1005-1번의 운행이 처음 시작되어질 때 부터 고속도로 입석 문제는 발생되었고, 실제로도 고속도로 운행 중 경찰의 입석 단속으로 인해 승무사원과 경찰관 사이의 실랑이 뿐만 아니라, 일반버스보다 비싼 금액을 주고 이용하는 갈 길 바쁜 탑승객과 경찰관 사이의 실랑이까지 벌어졌던 사건들은 광역좌석버스를 오래도록 이용해오신 분들이라면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봅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정부 기관인 국토교통부와 경찰, 지역 기관인 경기도,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까지의 모든 유관 기관들이 원칙적으로는 광역좌석버스의 입석을 금지해야하고 단속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묵인해왔던 것이지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제발 좀 앉혀달라, 앉아가게 해달라'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는 광역좌석버스 입석 관련 민원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민원을 접수한 경기도는 차량 면허 인가/허가 담당의 국토교통부와 경기-서울간 광역좌석버스의 출입에 대해 직접적 관련이 있는 서울특별시에 끊임없이 광역좌석버스 증차 문제를 제기합니다.

허나 주도심인 서울시내지역(종로/광화문/서울역)과 강남지역(신논현역/강남역/양재역)으로 광역좌석버스 노선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만큼 증차를 하게 되면 안그래도 심각한 이 지역의 도로정체가 더더욱 심해진다는 이유로 증차 심의 과정에서 부결되어지기 일쑤였고, 지금도 이러한 일들은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역좌석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승객들, 즉 수요는 많은데, 실질적으로 승객들이 필요로 하는 노선들의 차량 대수, 즉 공급량이 따라가주지 못하는 상황이 오래도록 해결되어지지 못한 채 지속되어지고 있는 '고질병'으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증차도 쉽지 않고, 설령 한다고 해도 몇몇 노선들을 제외하면 썩 만족할만한 정도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입석 문제는 계속해서 해결되어지지 않고, 여기에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관심이 높아진 안전 분야 문제도 근래 들어 강조되어졌던 부분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광역좌석버스 입석 금지'라는 극단의 고육지책을 꺼내들어 실제적으로 적용하기에 이릅니다. (사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으로 보면, 한마디로 '법대로 가서 보면' 단순 원칙만을 강조한 것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안이지만, 실제 법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과 오늘날의 현실 상황이 맞지 않아 '극단의 고육지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의 승객들은 기점부나 종점부 회차지점을 전후로 좌석 확보가 용이하다는 사실을 입석 금지 시행 이전부터 일찌감치 알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기에, 버스가 기점지(또는 차고지)에서 출발하자마자, 또는 서울지역 회차지점을 돌아나오자마자 만석이 되어 그 이외의 중간 지점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은 좌석 여유가 있는 차량이 들어올 때 까지 오도가도 못한 채 꼼짝없이 기약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합니다.

 

 

 

구세주가 필요해!

 

 

 ●입석 금지 정책 시행 이후로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습니다만 버스업계에서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선택하기 시작합니다. 하나는 전문형 49석 차량 도입, 또 하나는 별도의 전세버스 투입인데요, 두 방법 모두 도움이 아주 안된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입석에 대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지는 못했지요. 또한 49석 차량 구입이나 전세버스 구입이나 결국엔 버스업계의 비용 부담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어 이 역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어떤 시도를 해도 뾰족한 해답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것 이지요.

 

 

 

 

 ●이렇게 답이 없는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경기도가 2층 차량을 시범 운행한다는 것은 나름대로 날카로운 칼을 빼어 들었다고 여겨집니다. 어떻게 해도 답이 없는 상황에서 과거 의견 교환만 하다가 수그러들었던 광역좌석버스 2층 차량 운행을 시범운행만큼이라도 현실화 하고, 소비자 입장에 서 있는 경기도민들에게 '무료 시승'이 아닌 직접 요금을 내는 평범한 승차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과연 2층 버스가 암흑같은 현 실정을 타개해나갈만큼의 구세주 역할을 감당해낼수 있을지 폭넓게 의견을 듣고자 하는 부분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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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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